마음의 등불방

마음의 등불방 — 삶 속 깨달음과 신앙의 빛을 나누는 글

바쁜 하루 속, 마음의 등불 하나 켜고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입니다.
짧은 글 한 줄, 작은 이야기 하나에도 마음의 빛이 스며들어, 조용히 하루를 밝힙니다.
오늘, 이 공간에서 내 안의 빛을 느끼고 서로에게 따스한 빛을 나누어보세요.

멈춰 선 자리에서 열린 전도의 길

작성자
poh
작성일
2025-12-31 13:23
조회
38
멈춰 선 자리에서 열린 전도의 길

오늘 하루는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불편하고 예상치 못한 일로 시작되었지만, 돌아보면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과 깊은 뜻이 조용히 배어 있던 은혜의 하루였다.
공항 근처에서 차 배터리가 갑자기 방전되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견인을 요청해야 했다. 분주한 일정과 이동 속에서 멈춰 서야 한다는 사실은 마음을 무겁게 했고, 특히 두 시간이 넘는 긴 기다림의 시간은 인내를 요구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여러 번 시계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조급함을 느꼈다. ‘왜 하필 오늘일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멈춤조차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일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조용히 되뇌었다.

마침내 도착한 견인차에 올라 운전수와 인사를 나누었다. 짧고 예의적인 대화가 오간 뒤, 차 안에는 다시 적막이 흘렀다. 낯선 사람과 함께하는 침묵의 공간은 어색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그때 운전수는 라디오를 켰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음악은 세상의 노래가 아닌 찬송가였다. 그 찬양의 선율이 차 안을 가득 채우는 순간, 내 마음 깊은 곳이 조용히 흔들렸다. 마치 하나님께서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시는 듯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혹시 이 사람이 크리스천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단정하지 않고, 일상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대화로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그의 신앙에 대해 물었고, 예상했던 대로 그는 크리스천이었으며, 오랜 시간 믿음의 길을 성실히 걸어온 신실한 형제였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새로운 깨달음을 부어 주셨다. 나는 그동안 전도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행위’로만 좁게 생각해 왔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틀을 넘어, 전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셨다. 이미 믿음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그가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통로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세워 주는 것, 전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을 다시 전도의 사람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 또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귀한 사명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담아 말을 건넸다. “당신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이 시간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전도의 자리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차 안이라는 이 작은 공간이, 누군가의 인생에 복음의 씨앗이 심어지는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자 그는 마치 오래 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다시 확인받은 사람처럼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복음을 나누겠다고 고백했다.

그의 고백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찼다. 견인차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하나님께서는 두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시고 또 하나의 전도의 길을 열어 주셨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계획한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자리와 상황 속에서도 복음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말이다.

집으로 향하는 길 내내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차로 인해 불편함과 짜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하루가, 오히려 영적으로 풍성한 기쁨과 깨달음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 하루는 단순히 문제가 해결된 날이 아니라, 전도의 본질을 다시 배우고 하나님의 시선을 조금 더 닮아가게 된 날이었다.
참으로 은혜로웠던 하루였다. 불편함이 은혜로 바뀌고, 멈춤이 사명이 되었으며, 작은 만남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기쁨으로 이어진 복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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