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는 사람이 기도하는 것과, 기도하는 사람이 죄를 짓는 것

오늘 주일예배를 마친 뒤, 나는 홀로 집으로 돌아와 평소 자주 듣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었다.
그런데 그 말씀 중 한 구절이 유난히 내 귀에, 아니 내 마음 깊은 곳에 강하게 꽂혔다.
목사님은 예화로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기도하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것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기도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언뜻 들으면 의미 없는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행동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내 안에서 묵직한 울림을 주었고, 나는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기도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행위이고, 담배는 많은 경우 인간의 연약함이나 중독을 상징한다.
겉으로 보기엔 ‘기도와 담배’라는 두 행동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던 중, 나는 문득 더 깊은 질문 하나를 스스로에게 던졌다.

“죄를 짓는 사람이 기도하는 것과, 기도하는 사람이 죄를 짓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질문은 내 마음을 더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인간은 태초부터 죄 가운데 태어났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 이후, 우리는 모두 죄의 본성을 가진 존재로 이 땅에 태어난다.
살아가면서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로 대하며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죄를 지으며 살아왔다.
입술로, 생각으로, 행동으로, 무지함으로, 또는 알면서도 외면하며 지은 죄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앞으로의 삶 속에서도 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고 싶다.
매 순간 깨어 있으려 노력하고, 내 삶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며 회개하고 싶다.

기도는 그런 내 연약함을 하나님께 드러내는 시간이다.
죄를 지은 자가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는 것은 곧, 그 죄를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의미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회개의 기도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 기도를 통해 죄인이 하나님께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시며, 아버지의 마음으로 맞이하신다.

반대로, 늘 기도하며 살지만 여전히 같은 죄를 반복하는 삶은 어떨까?
습관처럼 형식적인 기도를 드리면서도 죄에 대한 경각심 없이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모습에 탄식하시지 않을까.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며, 동시에 내 삶을 변화시키는 영적인 행동이다. 기도하는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는, 그 죄의 무게가 더욱 클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알고 있고, 그분의 뜻을 알면서도 죄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나는 문득 두려워졌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죄를 짓고 나서 기도한 적은 많았지만, 기도하면서도 죄를 반복한 적은 더 많지 않았을까?
하나님을 안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내 이기심, 교만, 게으름, 판단, 미움, 탐욕 가운데 살아온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어떤 자세로 죄를 대해야 하는가?
죄를 단순히 피하려 하기보다는, 죄를 직면하고, 인정하고, 회개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반복된 실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믿음의 길이 아닐까.

기도는 나를 하나님 앞으로 데려다주는 다리와 같다. 그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죄의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는 앞으로도 죄를 짓겠지만, 그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하나님은 죄에 빠진 자를 정죄하시기보다는, 돌아오는 자를 기다리시는 분이시다.
죄인이라도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자는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나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나의 연약함을 붙들어 달라고.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가 내 삶을 지키는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기도하는 사람이 죄를 짓지 않도록, 죄를 지은 사람이 기도를 통해 다시 일어나도록.
그리고 그 모든 여정 속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구한다.